8.
전통가옥에서 부엌은 여성 전용의 공간이었다.
여성들은 그곳에서 불을 다루어 가족들을 위한
음식을 만들었고 방에 온기를 불어넣어
추위를 피할 수 있게 했다.
특히 부엌에서 부뚜막은 집안의
화복(禍福)에 관계된 조왕신(王神)을 모시는
장소였기에 가장 중요하고 신성한 장소로
여겨졌고, 부뚜막의 청결 정도가 바로
그 집안 여성들의 근면성을 나타내기도 했다.
조왕(王)은 부뚜막을 지키는 신(神)으로,
보통 ‘조왕각시’ · ‘부뚜막신’ ·
‘조왕할매’ 등으로 부른다.
집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관계하는 조왕은
질병과 액운을 막아주고,
삼신(三神)처럼 아기를 점지시켜 주기도 하며,
특히 부(富)를 안겨주는
재물신(財物神)으로 믿어졌다.
조왕은 부뚜막의 뒷벽 한가운데
작은 턱에 모셔졌는데, 그 신체(神體)는
쌀을 담은 항아리나 백지, 헝겊 조각,
한지를 접은 것, 명태 등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정화수(井華水)가
가장 보편적인 신체(神體)의 형태이다.
이밖에도 불교의 부적과 같은 형태를 취하여
신체(神體)로 하는 경우,
제의(祭儀)를 행할 때마다
솥뚜껑을 엎어놓고 그 위에 정화수를 떠놓는 경우,
신체가 없는 건궁(신의 형체가 없이 그냥 모시는 신)인
경우, 그림을 모시는 경우 등이 있다.
제일(祭日)은 특별한 날이 없고
정화수를 매일 아침 한 주발 떠다 놓는 것이
일반적이고, 명절이나 제삿날이 되면
향을 피우고 음식을 놓는 것이었다.
또한 아녀자들이 부엌에 들어와서
밖의 일을 험담하거나 불평을 하게 되면,
집안에 병고가 생기거나 특정인의
수명이 단축된다고 한다.
이러한 조왕의 성향은
『전경』 행록 4장 36절에
≪‘무더운 여름 어느 날 증산께서 김병욱의 집에
들르시니 종도들이 많이 모여 있었도다.
병욱이 아내에게 점심 준비를 일렀으되
아내는 무더운 날씨를 이기지 못하여
괴로워하면서 혼자 불평을 하던 차에
갑자기 와사증에 쓰러지는지라.
이 사정을 들으시고 증산께서 가라사대
“이는 그 여인의 불평이 조왕의 노여움을
산 탓이니라.” 하시고 글을 써서
병욱에게 주시면서 아내로 하여금
부엌에서 불사르게 하셨도다.
아내가 간신히 몸을 일으켜 부엌에 나가서
그대로 행하니 바로 와사증이 사라졌도다.’≫
라는 구절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이 세속에서 부엌의 솥 위에다 조왕신을 모시는데,
이때 조왕대신은 부엌을 관장하는 신격으로,
부뚜막에 정화수(井華水)를 떠놓고
자식을 점지해달라고 비는 삼신(三神)이며
물의 신으로 수신(水神)이라고 한다.
조왕신은 부엌을 총괄하는 신이지만
구체적으로는 부뚜막신이요 물(水)의 신이다.
그 구체적인 신체(神體)는 부엌에서 안방으로
연결되는 아궁이 위 솥이 걸려있는 언저리
부뚜막에 단을 설치하고 그 위에 얹어 놓은
정화수(精華水)를 담은 중발 종지가
조왕신을 표상하는 신체다.
이 중발을 일러 조왕중발이라 부른다.
조왕신은 생명을 맡은 신이요,
운수도 맡은 신이며
재복(財福)의 신이라 믿는다.
일부에서는 부뚜막 신(神)을
불(火)의 신으로 말하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다.
조왕신앙은 불교에서도
적극적으로 수용되었다.
불교에서 조왕은 호법선신(護法善神)중 하나로
인사(人事)를 관할하여 사람이 지은
업(業)의 선악을 가려 화복(禍福)을 주는 신으로
사찰의 조왕단에 모셔졌다.
성황당(서낭당)은 어디를 가나 마을 입구
혹은 고개 마루 길옆에 자리 잡고 있는
보편적인 신당신앙(神堂信仰)이며,
칠성(七星)역시 민간에서 누구나
수명장수신(壽命長壽神)으로 신앙하는 신이고,
조왕 또한 어디를 가나 민가의
부엌 부뚜막 뒤에 자리 잡고 있으면서
주부들의 소망을 성취시켜주는 신이라고 믿어,
주부들이 매일 아침
정화수(井華水첫새벽에 길은 맑고 정한 우물물)를 바치며
소망을 빌었던 것이다.
민가(民家)에서 빌었던 조왕신은 바로
칠성신앙이었으며 칠성님께 비는 칠성신앙은
삼신할미를 말하는 것이고 삼신할미는 삼신할머니로
견우와 직녀의 직녀성인 마고할미를 말하는 것이다.
즉 마고(麻姑)신(神)이 삼신(三神)할미이며
조왕신(竈王神)이고 조왕신은 해인(海人)을 말한다.
(2015.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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