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때 수학자 한 사람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곳에 오는데도 더듬어 온 길이 있고 저의 전문 분야에도 가르치는 순서가 있는데 세존의 길을 어떠합니까?”
그러자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대여, 나의 가르침에도 순서가 있느니라. 그것은 솜씨 좋은 조련사가 말을 훈련시키는것과 같으니라.”
그리고나서 세존께서는 그에게 당신이 가르치는 순서를 설명해주셨다.
그러자 수학자가 또 물었다.
“그러면 세존이시여, 그렇게 지도받은 세존의 제자들은 모두 무상 안온의 경지(해탈)에 이르게 되나이까?”
“벗이여, 이르지 못하는 자도 있느니라.”
“세존이시여, 이상합니다. 분명히 해탈의 경지가 있고 그것을 가르치는 스승이 있는데 어찌하여 이르지 못하는 자가 있나이까?”
“벗이여, 어떤 사람이 그대에게 와서 서울로 가는 길을 물으면 그대는 그에게 자세히 길을 가르쳐주겠는가?”
“그렇습니다. 자세히 가르쳐주겠습니다.”
“그러면 벗이여, 그대에게 가르침을 들은 사람은 모두가 서울에 도착하는가?”
“혹 도착하기도 하고 도착하지 못하기도 하나이다.”
“어찌하여 그런가?”
“길을 가는 것은 제가 아니라 그들이 아닙니까? 저는 다만 길을 가르쳐주는것 뿐입니다.”
“바로 그러하니라. 그대여, 무상 안온의 경지는 분명히 있느니라.
그리고 거기로 나아가는 길 또한 틀림없이 있느니라.
그리하여 나는 제자들이 그곳에 도달하도록 지도하고 있거니와 그들 중에는 도달하는 자도 있고 도달하지 못하는 자도 있느니라.
왜냐하면 나는 단지 길을 가리켜 보여주는 자일뿐으로......
길을 가는것은 그들이기때문이니라.“
부처님은 어디까지나 해탈의 길을 가르쳐주시는 큰 스승일 뿐으로, 그것을 실천하고 그 길을 감으로써 자유를 얻는 자는 불자들 자신이라는 가르침이다.
-<아함경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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