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증산성사를 만나 뵈려고
증산성사께서 계신 곳으로 가다가 문득 다른 생각이 들어 항상 다니던 길을 버리고 좁은 골목길로 들어서 가다가 마침 그 길을 걸어가고 계신 증산성사를 만나 뵈옵고 기뻐하였다. 그 사람은 증산성사를 반기면서 “이 길에 들어서 오지 않았더라면 뵈옵지 못하였겠나이다”고 여쭈자 증산성사께서 가라사대
“우리가 서로 동․서로 멀리 나누어 있을지라도 반드시 서로 만나리라. 네가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나를 좇고 금전과 권세를 얻고자 좇지 아니하는도다. 시속에 있는 망량(魍魎)의 사귐이 좋다고 하는 말은 귀여운 물건을 늘 구하여 주는 연고라. 네가 망량을 사귀려면 진실로 망량을 사귀라”
고 이르셨도다.
그 사람은 이러한 증산성사의 말씀을 듣고 종도들의 틈에 끼어서도 남달리 진정으로 끝까지 증산성사를 좇았도다.
*망량(魍魎) : 산이나 물ㆍ나무 따위의 정기(精氣)가 어리어 된 도깨비. 이매망량(魑魅魍魎)의 준말.
정산성사께서 어느날 고사 한 가지를 들려주시니 다음과 같다.
『옛날 김모(金某), 박모(朴某)라는 두 노인이 친하게 살다가 하루는 김모가 죽었다가 다시 살아 돌아와 말하기를 "내가 염라국(閻羅國)에 가니 아직 올 때가 아니라 하며 다시 돌아가되 반드시 오늘 오시(午時)까지 한 사람을 보내라 하였으니 오늘 오시(午時)에는 부득이 이 앞 다리 위에서 행인(行人) 하나를 떨어뜨려 죽일 수밖에 없노라." 하고 다리 위에서 지나가는 사람을 기다리니라.
이때 한 아이밴 부인이 유아(幼兒)를 업고 앞을 지나갔으나 김모는 결행(決行)하지 못하고 다시 와서 "늙은 목숨 하나 살려고 젊고 어린 세 목숨을 죽일 수 없노라."하며 스스로 자결하므로 장사를 지내니라.
다음날 김모가 박모에게 현몽(現夢)하여 "나의 선행을 염라대왕이 가상히 여겨 모산(某山) 산신(山神)으로 임명하여 부임하게 되었으니 그대가 찾아오면 산삼(山蔘)은 얼마든지 주리라." 하니라.
그 후에 박모가 찾아가자 "내가 산신(山神)이 되면 산삼(山蔘)은 임의로 하는 줄 알았더니 물건에는 각기 주인이 정하져 있어 불가능(不可能)하도다.
그대에게 대죄(大罪)를 지었노라." 하며 사과하였다 하니 알아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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