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장 고사(故事)

● 진정한 대효

고도인 2008. 5. 27. 06:47

 

세상에서 우순(虞舜)을 대효(大孝)라 일렀으되

그 부친 고수(瞽叟)의 이름을 벗기지 못하였으니 어찌 한스럽지 아니 하리오.


진정한 대효

 

우순의 대효(大孝)에 관한 구절은 『 맹자(孟子) 』, 「이루장구상(離婁章句上)」편에 나온다.


舜 盡事親之道 而瞽瞍底豫 瞽瞍底豫而天下化

순 진사친지도 이고수저예 고수저예이천하화

瞽瞍底豫而天下之爲父子者定 此之謂大孝

고수저예이천하지위부자자정 차지위대효


순임금이 어버이 섬기는 도를 다하심에 고수가 기뻐하도다. 고수가 기뻐하는 것으로 천하를 교화하고, 고수가 기뻐하는 것으로 천하가 부자(父子)되는 것이 정해지니, 이것을 대효라 이른다.

이와 같이 세상 사람들은 순임금이 그의 부친 고수가 완악함에도 불구하고 그 섬기는 도리를 다하였으므로 대효라고 이르고 있다.

그러나 『 시경(詩經) 』의 「우서(虞書)」 요전(堯典)에는 다음과 같이 나온다.


帝曰兪予聞如何 

제왈유여문여하

岳曰 瞽子 父頑 母嚚 象傲 克諧以孝 烝烝乂不格姦

악왈 고자 부완 모은 상오 극해이효 증증예부격간


제[堯]께서 이르기를 그러하다. 내 이미 들은 바 있으니 어떠하뇨. 악[四岳]이 이르되 소경의 아들이니 애비는 완악(頑惡)하며 어미는 간특하고 상(象)이 교만한데도 능히 고르게 하되 효로써 대하고 나아가 다스리어 간사한 데에 이르지 않게 하나이다.


『 시경 』에는 이와 같이 순은 효도를 다하나 고수를 완악한자라고 기록하여 후대에 전하였다.

채씨(蔡氏)는 말하기를, “순(舜)의 아버지를 고수(瞽瞍)라고 부른다. 마음속에 마땅히 지녀야 할 도덕과 신의의 도리가 없는 것을 완악(頑惡)이라 한다.”라고 하여 순의 부친 고수를 부도덕하고 신의가 없으며 고집이 세다고 악평을 하고 있다. 자식이 대효(大孝)인 이유는 완악하고 부도덕한 아비를 잘 받들어서 대효가 되었으니 우순의 대효에는 언제나 그 아비의 부도덕함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완악한 자의 머리로 ‘고수’라고 욕을 하니 어찌 아비를 욕 먹여 효자가 된 자를 대효(大孝)라 일컫겠는가.

그러므로 우순이 진실로 부모에게 효를 다하였다고 하지만 그 효도의 반대에 붙어 있는 부모의 오명을 벗겨 드리지 못한 점이 한스러운 일이라 하셨다. 그러므로 진정한 대효(大孝)란 부모와 선대 조상의 이름까지 널리 빛나게 할 수 있어야 진정한 대효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