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公事) 3장 21~37
21. 또 어느 날 증산성사의 말씀이 계시었도다. “이제 천하에 물 기운이 고갈하였으니 수기를 돌리리라” 하시고 피란동 안씨의 재실(避亂洞. 安氏齋室)에 가서 우물을 대(竹)가지로 한 번 저으시고 안내성에게 “음양이 고르지 않으니 재실에 가서 그 연고를 묻고 오너라”고 이르시니 그가 명하신 대로 재실에 간즉 재직이 사흘 전에 죽고 그 부인만 있었도다. 그가 돌아와서 그대로 아뢰이니 증산성사께서 들으시고 “딴 기운이 있도다. 행랑에 가보라”고 다시 안내성에게 이르시니 내성은 가보고 와서 “행랑에 행상(行商)하는 양주가 들어 있나이다”고 아뢰니라. 그 말을 들으시고 증산성사께서 재실 청상에 오르셔서 종도들로 하여금 서천을 향하여 만수(萬修)를 크게 외치게 하시고 “이 중에 동학가사를 가진 자가 있느냐”고 물으시는도다. 그 중의 한 사람이 그것을 올리니 증산성사께서 책의 중간을 갈라 “시운벌가벌가기즉불원(詩云伐柯伐柯其則不遠)이라. 내 앞에 보는 것이 어길 바 없으나 이는 도시 사람이오. 부재어근(不在於近)이라. 목전의 일만을 쉽게 알고 심량없이 하다가 말래지사(末來之事)가 같지 않으면 그 아니 내 한(恨)인가”를 읽으시니 뇌성이 대발하며 천지가 진동하여 지진이 일어나고 또한 화약내가 코를 찌르는도다. 모든 사람이 혼몽하여 쓰러지니라. 이들을 증산께서 내성으로 하여금 일으키게 하셨도다.
◐ 시운벌가벌가(詩云伐柯伐柯)하니 기즉불원(其則不遠); 사서삼경의 하나인 시경에 이르기를 도끼자루를 베는데 장단과 굵기는 자신이 들고 있는 도끼자루에 기준하면 되기 때문에 그 기준이 먼데 있지 않다.
※ 伐柯(벌가); 도끼 자루감을 도끼로 벤다는 뜻으로 진리(眞理)는 눈앞에 있는 것이니, 먼 데서 구할 것이 아니라는 비유(比喩)
☉ 내 앞에 보는 것을 어길 바 없건마는; 그러나 사람이 하는 일이라 손에 쥔 도끼자루와 조금도 다르지 않게 도끼자루를 벨 수 있지마는
☉ 이는 도시(都是) 사람이요 부재어근(不在於斤)이로다.; 이는 모두 사람이 하는 것이요 도끼날에 원인이 있지 않다.(도끼자루를 베는 것은 사람이 베는 것이요 도끼날이 스스로 나무를 베는 것은 아니다. 이와 같이 스승님과 같은 사람이 되려면 닦는 사람이 스승님께서 교훈하신 말씀대로 닦는 사람이 그대로 실행해야 되는 것이요, 교훈의 말씀을 그대로 실행하지 않으면 스스로 되어지는 것이 아니다. 시전 빙풍장에 있는 말씀을 인용하셔서 도끼자루를 베려면 손에 쥐고 있는 도끼자루와 똑 같은 것을 베어야 되는 것과 같이 스승님과 같은 사람이 되려면 선생과 같은 마음을 가지고 스승님과 같이 행해야 된다는 것을 말씀하신 것이다.)
☉ 목전지사(目前之事) 쉬이알고 심량(心量)없이 하다가서; 눈앞에 보는 일을 쉽게 알고서 깊이 생각하지 않고 하다가서
☉ 말래지사(末來之事) 같잖으면 그 아니 내 한(恨)인가; 끝에 가서 일이 뜻과 같이 잘 되지 않으면 그것이 어찌 한탄할 일이 아니겠는가?
※ 末來之事(말래지사): 끝으로 오는 일, 나중에 오는 결과.
(눈으로 직접보고 도끼자루를 베는 것도 잘 살펴보지 않고 아무 나무나 베어 도끼자루로 쓰지 못하게 된다면 그 또한 한탄하게 될 일이 아니겠는가? 도를 이루는 것도 이 같이 쉽게 생각하고 스승님께서 가르쳐 주신 그대로 행하지 않고 제 생각대로 행하다가 뒤에 가서 도를 이루지 못하게 된다면 그 역시 한탄할 일이 아니겠는가?)
☉ 이러므로 세상일이 난지이유이(難之而猶易)하고; 이러므로 세상일이 어렵다고 생각한 것이 오히려 쉽고(세상일이 비록 어려운 일이라고 하더라도 깊이 생각하고 법에 따라서 잘 하게 되면 오히려 쉽게 이루어진다.)
☉ 이지이난(易之而難)인줄을 깨닫고 깨달을까?; 쉽다고 생각한 것이 어려운 것인 줄 깨닫고 깨달을까? (쉬운 일이라 해도 깊이 생각하지 않고 힘써 행하지 아니하면 어려운 일보다도 더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니 모든 일을 깊이 생각하고 힘써 바르게 잘해야 된다는 것을 말씀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세상일이란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도리어 쉽고, 쉬운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오히려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깨닫고 깨달아서 모든 일을 제 멋대로 행하지 않고 법에 따라 신중하게 행해야 된다는 것을 말씀하신 것이다.
22. 증산성사께서 어느 날 고부 와룡리에 이르사 종도들에게 “이제 혼란한 세상을 바르려면 황극신(皇極神)을 옮겨와야 한다”고 말씀하셨도다. “황극신은 청국광서제(淸國光緖帝)에게 응기하여 있도다. 하시며 “황극신이 이 땅으로 옮겨오게 될 인연은 송우암(宋尤庵)이 만동묘(萬東廟)를 세움으로부터 시작되었느니라” 하시고 밤마다 시천주(侍天呪)를 종도들에게 염송케하사 친이 음조를 부르시며 “이 소리가 운상(運喪)하는 소리와 같도다” 하시고 “운상하는 소리를 어로(御路)라 하나니 어로는 곧 군왕의 길이로다. 이제 황극신이 옮겨져 왔느니라”고 하셨다. 이 때에 광서제가 붕어 하였도다.
23. 그 후에 증산성사께서 응종이 돌아갔다가 다시 오는 것을 보시고 말씀하시니라. “황천신(黃泉神)이 이르니 황건역사(黃巾力士)의 숫대를 불사르리라” 하시고 갑칠로 하여금 짚 한 줌을 물에 축여 잘라서 숫대룰 만들게 하고 그것을 화로에 불사르셨도다.
24. 증산성사께서는 류찬명으로 하여금 두루마리 종이에 二十八수(宿)자를 좌로부터 횡서하게 하시고 그 종이를 끊어서 자로 재니 한 자가 차거늘 이를 불사르셨도다.
25. 하루는 공사를 행하시는데 양지에 글을 많이 쓰시고 종도들로 하여금 마음대로 그 양지를 자르게 한 후 차례로 한 쪽씩을 불사르시니 그 종이 쪽지가 도합 三백八十三매라. 증산성사께서 그 수효가 모자라기에 이상히 여겨 두루 찾으니 한 쪽이 요밑에 끼어 있었도다.
26. 어떤 대신(大臣)이 어명(御命)을 받고 그 첫 정사(政事)로써 장안(長安)에 있는 청루(靑樓)의 물정(物情)을 물었도다. 이것을 옳은 공사라고 증산께서 말씀하셨도다.
※ 靑樓(청루); 창기의 집.
27. 어느 날 증산성사께서 몇 종도들과 함께 기차기운을 돌리는 공사를 보셨도다. 증산성사께서는 약방에서 백지 한 권을 가늘게 잘라서 이은 후 한 끝을 집 앞에 서있는 감나무의 높이에 맞춰서 자르고 그 끝을 약방의 문구멍에 끼워 놓고 종이를 방안에서 말아 감으시고 또 한편 원일은 푸른 소나무 가지를 태우고 부채로 부쳤도다. 이 때 집이 몹시 흔들리니 종도들은 모두 놀라서 문 밖으로 뛰어 나가니라. 증산성사께서는 종이를 다 감으신 후에 경학을 시켜 그것을 뒷간 보꾹에 달아매고 그 종이에 불을 지피게 하고 빗자루로 부치게 하시니 뒷간이 다 타 버리니라. 경학은 증산성사의 말씀에 따라 다 탔는가를 살피다가 한 조각이 뒷간 옆의 대가지에 걸려있는 것을 보고 그것마저 태웠도다. 이 때 증산성사께서 하늘을 바라보시고 “속하도다”고 말씀하시기에 종도들도 따라 하늘을 쳐다보았도다. 햇무리가 서다가 한 쪽이 터지더니 남은 종이쪽지가 타는데 따라 완전히 서는도다. 이것을 보시고 증산성사께서 “기차 기운을 돌리는 공사라”고 말씀하셨도다.
28. 태을주가 태인 화호리(禾湖里) 부근 숫구지에 전파되어 동리의 남녀노소가 다 외우게 되니라. 증산성사께서 이 소문을 전하여 들으시고 “이것은 문공신의 소치이니라. 아직 때가 이르므로 그 기운을 거두리라”고 말씀하시고 약방 벽상에 ‘기동북이고수 이서남이교통(氣東北而固守 理西南而交通)’이라 쓰고 문 밖에 있는 반석 위에 그림을 그리고 점을 찍고 나서 종이에 태을주와 김경흔(金京訢)이라 써서 붙이고 일어서서 절하며 “내가 김경흔으로부터 받았노라” 하시고 칼, 붓, 먹, 부채, 한 개씩을 반석 위에 벌려 놓으셨도다. 증산성사께서 종도들에게 “뜻이 가는 대로 집으라” 하시니 류찬명은 칼을, 김형렬은 부채를, 김자현은 먹을, 한공숙(韓公淑)은 붓을 집으니라. 그리고 증산성사께서 네 종도를 약방 네 구석에 각각 앉히고 자신은 방 가운데 서시고 “二七六 九五一 四三八”을 한 번 외우시고 종도 세 사람으로 하여금 종이를 종이돈과 같이 자르게 하고 그것을 벼룻집 속에 채워 넣고 남은 한 사람을 시켜 한 쪽씩 끄집어 낼 때 등우(鄧禹)를 부르고 끄집어 낸 종이를 다른 사람에게 전하게 하고 또 그 종이쪽을 받는 사람도 역시 등우(鄧禹)를 부르게 하고 다른 사람에게 전하면 받은 그 사람은 역시 청국지면(淸國知面)이라 읽고 다시 먼저와 같이 반복하여 마성(馬成)을 부르고 다음에 일본지면(日本知面)이라 읽고 또 그와 같이 재삼 반복하여 오한(吳漢)을 부르고 다음에 조선지면(朝鮮知面)이라 읽게 하시니라. 이십팔장과 이십사장을 마치기까지 종이쪽지를 집으니 벼룻집 속에 넣었던 종이쪽지가 한 장도 어기지 않았도다.
◐ 기동북이고수 이서남이교통(氣東北而固守 理西南而交通); 하도는 시계바늘 방향으로 밑에서 위로 좌선(左旋)하지만, 낙서는 반대로 밑에서 시계바늘 반대 방향으로 우선(右旋)한다. 그렇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복희 8괘의 남방에 있던 2,7화(火)와 서방에 있던 4,9금(金)이 서로 자리를 바꾸었기 때문이다. 이를 가리켜 ‘금화교역(金火交易)’이라 한다. 이를 가리켜 주역에서는 ‘기동북이고수(氣東北而固守)하고 이서남이교통(理西南而交通)’이라고 하였다. 북방의 1,6수와 동방의 3,8목은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유독 남방과 서방이 서로 자리를 바꾸어 교역(交易)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 낙서는 완전한 역이 나오기 위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후천은 金(금)과 火(화)가 완전한 교역을 끝낸 세월이다. 금화의 교역이 충실하지 못하면 참다운 결실을 보지 못는 것이다. 정역을 달리 金火易(금화역)이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부선생은 정역시(正易詩)에서 '역은 정역이 되어야만 역된 바 역이다. (易爲正易 易爲易)'고 하였다. 증산께서도, "주역은 개벽할 때 쓸 글이니 주역을 보면 내 일을 알리라."고 하였다.
29. 증산성사께서 기유년(己酉年1909년))에 들어서 매화(埋火)공사를 행하고 사십 구일간 東南風(동남풍)을 불게 하실 때 사십 팔일 되는 날 어느 사람이 찾아와서 병을 치료하여 주실 것을 애원하기에 증산성사께서 공사에 전념하시는 중임으로 응하지 아니하였더니 그 사람이 돌아가서 원망하였도다. 이로부터 동남풍이 멈추므로 증산성사께서 깨닫고 곧 사람을 보내어 병자를 위안케 하시니라. 이 때 증산성사께서 “한 사람이 원을 품어도 천지기운이 막힌다”고 말씀하셨도다.
◐ 東南風(동남풍)이란 동남 방향에서 불어오는 바람인데 이 바람은 병겁을 말하는 것이다. 동남방은 巽方(손방)으로 손은 우리가 이사를 갈 때에 손 없는 날 택해서 가듯이 손이란 어떤 재앙을 뜻한다. 그러므로 병겁은 손방에서 49일간 시작 된다는 것이다.
30. 증산성사께서 군산에 가셔서 공사를 보실 때 “지유군창지 사불천하허 왜만리 청만리 양구만리 피천지허 차천지영(地有群創地使不天下虛 倭萬里淸萬里洋九萬里彼天地虛此天地盈)이라고 써서 불사르셨도다.
≪지상에 군자들을 이끌어 가는 대두목이 있는데 그곳을 �지 않으면 천하에 헛것이다. 왜국(일본)도 만 리 밖에 있고 청국(중국)도 만 리 밖에 있고 서양은 구만리 밖이다. 그 天地(천지)는 헛것이나, 이 천지(天地=대한민국)는 충만 하리라.≫
※ 독창(獨創): 개인적인 차원의 것이다. 조직이 이를 관리 통합할 수 없다면 군창이나 업창으로 발전하지 못한다.
※ 군창(群創): 조직차원에서 여러 독창을 관리하고 통합해 가는 수준을 말한다. 즉 군창(群創)의 개념은 21세기의 네트워크시대의 핵심적인 조직의 성공능력으로 제시되고 있는 개념이다. 창조력을 그룹화 시키는 방법을 말한다. 여기에서 군창(群創)이란 대두목이 君子(군자)들을 관리하고 통합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
※ 업창(業創): 기업 활동 전체 또는 기업조직 구석구석에 창조성이 침투된 단계이다.
31. 증산성사께서 무더운 여름날에 신방축 공사를 보시고 지기를 뽑으셨도다. 종도들이 증산성사께서 쓰신 많은 글을 태인 신방축의 대장간에 가서 풍굿불에 태웠나니라. 며칠 후에 증산성사께서 갑칠을 전주 김병욱에게 보내어 세상의 소문을 듣고 오게 하셨도다. 갑칠이 병욱으로부터 일본 신호(神戶)에 큰 화재가 났다는 신문보도를 듣고 돌아와서 그대로 증산성사께 아뢰이니 증산성사께서 들으시고 가라사대 “일본의 지기가 강렬하므로 그 민족성이 탐욕과 침략성이 강하고 남을 해롭게 하는 것을 일삼느니라. 옛적부터 우리나라는 그들의 침해를 받아 왔노라. 이제 그 지기를 뽑아야 저희의 살림이 분주하게 되어 남을 넘보는 겨를이 없으리라. 그러면 이 강산도 편하고 저희도 편하리라. 그러므로 내가 전날 신방축 공사를 보았음은 신호(神戶)와 어음이 같음을 취함이었으니 이제 신호에 큰 불이 일어난 것은 앞으로 그 지기가 뽑힐 징조이로다”고 하셨도다.
◐ 신호(神戶)는 일본말로 고베로써 서(西) 일본 최초의 국제항구도시이며 19세기 말(末) 외국에 문호를 개방한 이래 주요 무역항으로 발전해 왔다. 신호(神戶)의 뜻을 보면 ‘신(神)이 드나드는 문’이란 뜻이다. 신(神)이 들어오고 나가는 이 관문의 지기를 뽑는 공사를 보심으로써 일본 전체의 지기를 뽑는 공사를 보신 것이다.
이 공사의 처결로 이후 일본은 지기가 뽑혀 올라오게 되는데, 주로 화산 폭발과 지진을 통해서였다.
32. 하루는 증산성사께서 경학의 집에서 사지를 오려 내는 듯이 백지(白紙)를 두 기장으로 오려 벽에 붙이고 물을 뿜으시니 빗방울이 떨어지는지라. 그리고 청수 한 동이를 길어 오게 하고 그 동이 물 한 그릇을 마시다가 남은 물을 다시 동이에 붓고 모인 여러 종도들에게 그 동이 물을 한 그릇씩 마시게 하셨도다.
33. 증산성사께서 하루는 무당도수라 하시며 고부인(高夫人)에게 춤을 추게 하시고 친히 장고를 치시며 “이것이 천지(天地) 굿이니라” 하시고 “너는 천하 일등 무당이요 나는 천하 일등재인이라 이당 저당 다 버리고 무당의 집에서 빌어야 살리라”고 하셨도다.
◐ 재인(才人)이란 악기로 장단을 치는 자이고 무당(巫堂)은 재인의 장단에 맞추어 춤을 추는 것이다. 증산성사께서 천하 일등 재인이시라 함은 천지를 관령하시는 전지전능한 옥황상제님을 뜻하며, 천하 일등 무당은 옥황상제님의 뜻에 따라 천하에 도를 펼쳐서 운영해 가는 대두목을 말함이다. 고부인(高夫人)이란 대두목을 의미한다. 보편적으로 부인(婦人)이라고 쓰는데 증산성사께서 공사에 고부인(高夫人)이라 쓰셨다. 즉 높은 지아비라는 뜻으로 쓴 것인데 이것은 대두목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무당(巫堂)이라 하면 신이 접하여 신을 부리는 사람을 말한다. 무(巫)의 원래 뜻은 신(神)을 부르는 자이다. 상고시대(上古時代)에는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권한을 가진 제사장을 무당이라 하였다. 우리의 교리가 신인상합(神人相合)이다. 증산성사는 이 때 상고시대부터 신과 접해 왔던 무당을 통해 신과 인간이 접하는 공사를 보신 것이다. 그리고 굿은 신을 내리는 행위를 말하고, ‘이것이 천지(天地)굿이니라’ 하신 것은 천지 굿을 통해 천지신명을 내리는 공사를 보신 것이다. 또 세속에서는 흔히들 ‘빌어먹을 세상, 빌어먹을 놈’ 하고 말을 하는데, 이 말의 뜻은 진멸지경에 빠진 이 세상에서 살아남아 후천세상으로 가기위해서는 빌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럼 누구에게, 어디서 빌어야 한다는 것인가? 이 공사에서 증산성사께서는 그 해답을 가르쳐 주셨다. 증산성사께서는 고부인(高夫人)에게 ‘너는 천하 일등 무당’이라고 하셨다. 고부인은 대두목을 이르는 말이고, 이 말씀은 고부인-즉 대두목에게 천하 신명이 응하도록 해주신다는 것이다. 그러니 대두목이 옥황상제님을 모시고 있는 곳에 가서 빌어야 산다는 것이다. 이 집(이 당), 저 집(저 당) 아무 집에서나 빌지 말고, 즉 옥황상제님을 모시지 않는 요즘의 허다한 종파의 집에 가서 빌지 말고, 옥황상제님모신 집에 가서 빌어야 산다는 것이다.
34. 또 어느 날 증산성사께서 종도들에게 “세상 사람들이 절후문(節候文)이 좋은 글인 줄을 모르고 있나니라. 시속말에 절후(節候)를 철이라 하고 어린아이의 무지 몰각한 것을 철부지라 하여 어린 소년이라도 지각을 차린 자에게는 철을 안다 하고 나이 많은 노인일지라도 몰지각하면 철부지한 어린아이와 같다 한다”고 말씀하셨도다.
◐ 節侯(절후)란 24절후 4계절을 말한다. 이 사계절을 사철이라고 하는데 사철이 변화 하는 것을 모르면 철부지라고 한다. 1년의 四季(사계)가 변화 하는 것이야 알지마는 우주의 사계가 변화 하는 것을 알아야 도통을 한다고 하였는데 사람(四覽)이 이것을 모르니 수치스럽다고 하였다.(교운 1장 44) 그래서 사람(四覽)은 四季(사계)를 볼 줄 안다고 해서 사람이라고 하였다. 봄은 放(방)에 해당되고. 여름은 蕩(탕)이며, 가을은 神(신)이라 하며, 겨울을 道(도)라고 한다. 統(통)은 道(도)다음에 通(통)이므로 사상이 지나가야 도통을 主將(주장)하는 主將者(주장)가 나오므로 哲(철)을 알아야 道統(도통)을 한다고 하였다. 다시 말하면 道(도)가 成道(성도)가 될려면 五行(오행)의 氣運(기운)이 돌아야 하므로 五仙圍碁(오선위기) 度數(도수)에 붙인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35. 증산성사께서 하루는 구릿골에서 밤나무로 약패(藥牌)를 만들어 패면(牌面)에다 만국의원(萬國醫院)이라고 글자를 새겨 그 글자 획에다 경면주사(鏡面朱砂)를 바르시고 이 약패를 원평(院坪) 길거리에 갖다 세우라고 공우(公又)에게 명하셨도다. 공우가 약패를 갖고 원평으로 가려고 하니라. 증산성사께서 가라사대 “이 약패를 세울 때에 경관이 물으면 대답을 어떻게 하려하느뇨” 하시니 공우 여쭈길 “만국의원(萬國醫院)을 설치하고 죽은 자를 재생케하며 눈먼자를 보게 하고 앉은뱅이도 걷게 하며 그밖에 모든 질병을 다 낫게 하리라고 하겠나이다”고 아뢰니 “네 말이 옳도다 그대로 시행하라” 하시고 그 약패를 불사르셨도다.
◐ 밤나무로 약패(藥牌)를 쓴 이유는, 밤은 껍질을 세 번 벗겨야만 알맹이가 나오기 때문이다. 즉 난법 세 번 만에 眞法(진법)이 나오는 理致(이치)로써, 도의 법방을 짠 조 정산도 난법 이었고 ①, 조정산으로부터 박우당도 난법이었고②, 박우당으로부터 상도 박성구도 난법이었다.③ 이렇게 세 번 난법의 껍질을 벗겨야 진법이 나오는 이치이다. 즉 박성구로부터 종통을 계승한 한승원이 진법이 된다. 이것이 三遷(삼천)의 이치이다. 그리고 五仙(오선=다섯 분)의 정체가 모두 밝혀지는 대두목에 이르러서 만국의원이 실행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증산성사께서 약패를 원평(院坪) 길거리에 갖다 세우라고 공우(公又)에게 명하셨는데 여기서 증산성사는 옥황상제님으로써 대두목인 박공우에게 명한 것이다. 즉 대두목에게 만국의원을 맡기시고. ‘그대로 시행하라’ 하셨다. 그러므로 한승원제생관장에 의해 만국의원이 시행된다는 것이다. 박공우(朴公又)의 공(公)은 그대 공(호칭:김공, 박공, 이공)이고, 우(又)는 또 우이다. 즉 ‘또 박공(朴公)’이란 뜻으로 ‘또 박씨’란 뜻이다. 박우당(朴牛堂)다음에 또 오는 박씨란 뜻으로 박성구가 만국대장이란 뜻인데 여기서는 대두목으로 그 역할을 한 것이다. 만국의원(萬國醫院)이라 함은 옥황상제님을 모신 곳이 만국의원이라는 뜻이다. 천하창생(天下蒼生)이 대병(大病)에 걸린 것은 ‘도(道)의 근원’이 끊어졌기 때문인데 그 대병의 약은 옥황상제님을 모시고 수도하는 것이다. 그 처방은 대두목이 ‘박성구도전님’을 밝힘으로써, 옥황상제님의 眞僞(진위)가 밝혀져 진법이 나옴으로써 비로소 완성되었다. 공우가 증산성사께 여쭈길 ‘만국의원(萬國醫院)을 설치하고 죽은 자를 재생케 하며 눈먼 자를 보게 하고 앉은뱅이도 걷게 하며 그밖에 모든 질병을 다 낫게 하리라고 하겠나이다’고 하였다.
만국의원(萬國醫院)이란 바로 옥황상제님을 모시는 곳을 말한다. 여기에서 의통(醫統)이 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병원이 있으면 의사가 있어야 하는 것인데 의사라는 직업이 바로 의통인 것이다. 의통을 가진 자는 죽는 자를 濟生(제생)케 하며, 눈먼 자를 보게 하고 앉은뱅이도 걷게 하며 그밖에 모든 질병을 다 낫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만국의원(萬國醫院)이다.
36. 증산성사께서 김형렬의 집에 이르시니 형렬이 식량이 떨어져서 손님이 오는 것을 괴롭게 여기는 기색이 보이므로 가라사대 “개문납객(開門納客)에 기수기연(其數其然)이라 하나니 사람의 집에 손님이 많이 와야 하나니라” 하셨도다.
◐ 중곡도장의 개문납객 기수기연(開門納客 其數其然)벽화는 금산사의‘시루―솥―숯―물’의 이치처럼, 개태사(開泰寺)‘삼천일지(三天一地)’의 의미처럼, 광한루의 삼신산(三神山)과 거북’의 합일처럼, 대순진리 도문(道門)에는 연원의 맥, 즉 종통을 잇는 분이 네 분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포천도장에 있는 ‘개문납객기수기연(開門納客 其數其然)’벽화는 “문을 열어 놓고 손을 맞이하니, 그 수가 그렇고 그러 하더라.”이다. 그 대문으로 드나드는 손님은 그 주인의 마음과 몸가짐에 따라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다. 포천수도장의 벽화는 중곡도장과는 달리 많은 사람들이 열어놓은 문을 통해 들어오는 모습을 그려 놓았다. 다시 말하면 천하사는 子(자)丑(축)寅(인)卯(묘)辰(진)巳(사)午(오)未(미)戌(술)亥(해)와 甲(갑)乙(을)丙(병)丁(정)戊(무)己(기)庚(경)申(신)壬(임)癸(계)로 이루어진다고 하였는데 이 두 줄은 베 짜는 바디와 머리 빗는 빗과 같다고 하였으므로 10천간과 12지지를 합치면 22명이 된다. 천하사는 이것이 기초 동량이 되어 12000명의 도통군자가 창성 될 것이다.
37. 증산께서 六월 어느 날 천지공사를 마치신 후 포교오십년공부종필(布敎五十年工夫終畢)이라 쓰신 종이를 불사르시고 종도들에게 가라사대 “이윤(伊尹)이 오십이지사십구년지비(五十而知四十九年之非)를 깨닫고 성탕(成湯)을 도와 대업을 이루었나니 이제 그 도수를 써서 물 샐 틈 없이 굳게 짜 놓았으니 제 도수에 돌아 닿는 대로 새 기틀이 열리리라” 하셨도다.
◐ 오십년공부종필(五十年工夫終畢); 조정산께서는 1909년 만주에서 봉천명하신 해부터 1958년 화천(化天)하실 때까지 오십년 공부 종필로써, 말 그대로 도의 법방을 마련하시고 끝났다는 뜻이다. 박우당께서는 1946년 1월 15일 태극도 입문하신 해부터 1995년 12월 4일 화천하실 때까지가 오십 년 공부 종필로써 도장을 마련(牛堂우당=소우, 집 당=소의 집=도의 집)하고 당신의 맡은바 임무를 끝냈다는 뜻이다. 그러니 조정산, 박우당께서는 포교(布敎)의 대업(大業)을 남겨두시고 50년 공부로 끝내면 어쩌란 말인가? 그 대업은 바로 대두목께서 달성할 유업(遺業)인 것이다. 이윤이 49세 때까지 천명(天命)을 몰랐다가 50세 되는 해에 천명을 깨달아 성탕을 도와 요 • 순 • 우의 대업(大業)을 이루었다. 요 • 순 • 우 시대에 지극히 세워졌던 도(道)가 ‘걸(桀)’에 이르러 무너지자 이윤은 요리사로 변장하고 폭정을 일삼는 걸(桀)을 주군(主君)으로 받들어 바르게 세우고자 여러 차례 간언 하였으되 걸(桀)은 이윤을, 선관(膳官-궁중의 주방을 맡은 관리)주제에 무슨 참견이냐 하며 들은 척도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술취한 사람이 노래하기를, 왜 박(박은 은殷나라의 수도)으로 가지 않는가? 왜 박으로 가지 않는가? 박은 크기만 한데. 깨어나라? 깨어나라? 나의 운명은 이미 결정 되었다네. 암흑을 버리고 광명을 찾을거나 무엇이 걱정이란 말이냐? 라는 노래를 듣고 문득 자신이 걸을 섬겨 그 근본성(根本性)을 바꾸려 한 것이 잘못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때가 50세 때이다. 그리하여 덕망이 높은 탕(湯)을 도와 걸(桀)을 멸하고 대업(大業)을 이루었다. 이것에 대하여 증산성사께서 [공사 3장 39절]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걸이 악을 행한 것도 그 때가 있고, 탕이 선을 행한 것도 그 때가 있다. 하늘의 도가 걸로써 악을 가르쳤고, 하늘의 도가 탕으로써 선을 가르쳤다. 걸은 망했고 탕은 흥했다. 이윤이 천명을 깨달아 이 일을 행하였다.” 라고 하였듯이 이윤이 ‘천명’을 깨달아 성탕을 도와서 대업을 이루었던 것은 이윤과 같은 대두목이 들어와서 박성구도전님을 도와서 포교(布敎)의 대업(大業)을 이루는 도수를 증산께서 물샐틈없이 굳게 짜놓았으니 도수가 돌아 닿는 대로 새 기틀이 열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치천하는 종필이 아니고 그냥 포교 50년 공부이다.(예시 88) 포교란 상도 박성구 선감의 연수 50수 되는 해 까지를 말한다. 이것이 포교 50년 공부(1946~1995)이며 50년 만에 당신이 미륵이라는 것을 먼저 깨달으셨기 때문에 박우당을 미륵이라고 역설법으로 포교를 한 것이다. 이것을 가르쳐 근본을 세워 나가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포교 오십 년 공부는 50세에 당신이 ‘미륵세존’이심을 깨달아 이 일을 알려 나가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치천하는 50년 공부 이다.≫
※ 종필(終畢); 마칠 종, 마칠 필. 증권 시장에서 그날 이루어진 거래 가운데 마지막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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