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운(敎運) 1장
1. 증산성사께서 임인년(1902년) 여름철을 맞이하여 형렬의 집에 가셔서 지내시니라. 그는 집안이 가난하여 증산성사께 드리는 공궤가 소략하고 더욱이 가뭄 때문에 밭에 심은 채소도 가뭄을 탄 탓으로 더욱 걱정 근심하니 그 사정을 관철하시고 증산성사께서 “산중에 별미가 있는 것이 무엇이리요 채소의 별미라도 있어야 할 터이니라”고 하시고 “걱정 근심을 말라” 하셨도다. 이 말씀이 계신 후 채소가 잘 자라 형렬이 한결 근심을 덜었도다.
2. 증산께서 처음으로 자기를 따른 사람에게 반드시 자신이 그 동안 지내오던 허물을 낱낱이 회상하여 마음속으로 사하여 주시기를 빌게 하고 미처 생각지 못한 허물을 하나하나 깨우쳐주시고 또 반드시 그의 몸을 위하여 척신과 모든 겁액을 풀어 주셨도다.
3. 김형렬은 임인년(1902년)이 되어 증산성사께서 본댁에 머무실 때마다 증산성사를 찾아 뵈옵곤 하였고 증산성사께서 본댁에서 하운동(夏雲洞)으로 자주 내왕하셨기에 그 중로에 있는 소퇴원 마을 사람들은 증산성사와 형렬을 잘 알게 되었도다.
4. 증산성사께서 이해 四월 보름에 김형렬에게 심법을 전수하시고 九월 十九일 까지 수련을 계속하도록 하셨도다.
5. 증산께서 하루는 교운을 보리라 하시더니 세숫물을 대하시면서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눈을 감고 보라”고 말씀하시기에 모두들 눈을 감고 물을 들여다보니 갑자기 물이 큰 바다가 되고 바다 속에 뱀 머리와 용꼬리가 굽이치는지라. 모두들 본 대로 고하니 증산께서 “나의 형체는 사두 용미(蛇頭龍尾)니라” 말씀하셨도다.
◐ 모든 것이 용두사미로 돌아가는 세상에서 오매불망 나의 형체는 사두용미라고 하셨다. 용두사미(龍頭蛇尾)는 머리는 용이나 꼬리는 뱀이라는 뜻으로 ‘시작은 거창하나 뒤로 갈수록 흐지부지해짐’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그러나 사두용미의 의미는 일의 시작은 미진하나 그 결과는 완전하고 거창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다. 아무리 큰 강물이라 할지라도 그 근원지는 작은 옹달샘에서 시작하듯이 道(도)가 成道(성도)하는 것도 이와 같이 젖샘(丼)에 비유 하였다. 이 말의 의미가 증산성사의 형체는 龍(용)이 아니고 뱀 머리이며 용꼬리라는 뜻이다. 즉 나의 형체는 미륵이 아니고 미륵을 밝히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6. 증산성사께서 임인년(1902년) 四월에 정남기를 따르게 하시고 금구군 수류면 원평에 있는 김성보(金聖甫)의 집에 가셔서 종도들과 함께 지내셨도다. 이 때 김형렬과 김보경이 찾아왔도다. 증산성사께서 보경에게 유 불 선(儒佛仙) 세 글자를 쓰게 하고 정좌하여 눈을 감고 글자 하나를 짚게 하시니 보경이 불자를 짚자 증산성사께서 기쁜 빛을 나타내시고 유자를 짚은 종도에게 유는 부유라고 일러주셨도다.
7. 七월에 증산성사께서 본댁에 돌아와 계시므로 김형렬은 증산성사를 배알하고자 그 곳으로 가다가 문득 소퇴원 마을 사람들의 이목을 꺼려 좁은 골목길에 들어서 가다가 본댁에서 하운동으로 향하시는 증산성사를 만나 뵈옵고 기뻐하였도다. 형렬은 반기면서 좁은 길에 들어선 것을 아뢰고 “이 길에 들어서 오지 않았더라면 뵈옵지 못하였겠나이다.”고 여쭈니라. 증산성사께서 가라사대 “우리가 서로 동․서로 멀리 나누어 있을지라도 반드시 서로 만나리라. 네가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나를 쫓고 금전과 권세를 얻고자 쫓지 아니하는 도다. 시속에 있는 망량의 사귐이 좋다고 하는 말은 귀여운 물건을 늘 구하여 주는 연고라. 네가 망량을 사귀려면 진실로 망량을 사귀라”고 이르셨도다. 형렬은 말씀을 듣고 종도들의 틈에 끼어서도 남달리 진정으로 끝까지 증산성사를 쫓았도다.
◐ 즉 증산성사와 사귀려면 진실로 사귀어서 끝까지 믿고 따르라는 의미이다. 망량(魍魎)은 이매망량(魑魅魍魎)의 준말로 이매(魑魅)는 산과 내의 정령이고, 망량(魍魎)은 나무와 돌의 정령이다. 한 존재가 세상에 태어나 짧게는 수백 년에서 수천 년이라는 세월을 두고 다양한 기(氣)를 축적하게 되면 '정(精)'이 된다. 동물, 식물, 암석, 그리고 인간이 만든 모든 물체가 정이 될 가능성이 있다. 매우 긴 시간을 살아왔기 때문에 '정(精)'은 변신 능력, 환술, 선술, 동물을 부리는 능력과 같은 강대한 힘과 높은 지능을 갖추고 있다. '정(精)' 가운데 인간과 관계하여 괴이한 일을 일으키는 것을 특히 '정괴(精怪)'라고 한다. '정(精)' 가운데 가장 먼저 출현한 것이 '이매망량(魑魅魍魎)'이다. '이매망량'은 산이나 하천에 사는 '정'의 총칭으로, 산이나 하천은 천지창조 때부터 생긴 것이므로 이들이 가장 먼저 출현한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여기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나무와 돌의 정령을 '기(夔)' 또는 '망량(魍魎)'이라 하고, 물속의 정령을 '용' 또는 '망상(罔象)'이라 한다. '이매망량'은 산 속의 요괴와 물 속의 괴물 등 온갖 도깨비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 되는데 이는 초(楚)나라 장왕(莊王)이 주(周)나라의 대부(大夫) 왕손만(王孫滿)에게 주나라 왕실이 지닌 정(鼎:솥)의 크기와 무게를 물었다는 기록이 있다. 鼎(정)은 왕권을 상징하는 물건으로, 장왕은 주나라가 鼎(정)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쇠락하였으므로 자신이 그것을 차지하겠다는 속셈을 품고 있었다. 왕손만은 장왕의 속셈을 간파하고 鼎(정)의 크기와 무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덕(德)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고 대답하였다. 문정지대소경중(問鼎之大小輕重)이라는 고사성어는 여기서 유래된 것이다. 왕손만은 鼎(정)의 용도에 대하여 "거기에 온갖 사물을 새겨 놓음으로써 백성들에게 신령스러운 것과 간악한 것을 구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백성들이 물에 들어가거나 산에 들어가서 자신에게 해로운 것을 피할 수 있고, 이매망량 같은 귀신 도깨비들과 마주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라고 하였다. 여기서 유래하여 이매망량은 요괴와 괴물 등 온갖 도깨비를 뜻하는 원래의 의미 외에 그러한 요괴와 괴물처럼 사람들에게 해악을 끼치는 가지각색의 악인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로 사용된다.
정산성사께서 어느날 고사 한 가지를 들려주시니 다음과 같다.『옛날 김모(金某), 박모(朴某)라는 두 노인이 친하게 살다가 하루는 김모가 죽었다가 다시 살아 돌아와 말하기를 "내가 염라국(閻羅國)에 가니 아직 올 때가 아니라 하며 다시 돌아가되 반드시 오늘 오시(午時)까지 한 사람을 보내라 하였으니 오늘 오시(午時)에는 부득이 이 앞 다리 위에서 행인(行人) 하나를 떨어뜨려 죽일 수밖에 없노라." 하고 다리 위에서 지나가는 사람을 기다리니라. 이때 한 아이 밴 부인이 유아(幼兒)를 업고 앞을 지나갔으나 김모는 결행(決行)하지 못하고 다시 와서 "늙은 목숨 하나 살려고 젊고 어린 세 목숨을 죽일 수 없노라."하며 스스로 자결하므로 장사를 지내니라. 다음날 김모가 박모에게 현몽(現夢)하여 "나의 선행을 염라대왕이 가상히 여겨 모산(某山) 산신(山神)으로 임명하여 부임하게 되었으니 그대가 찾아오면 산삼(山蔘)은 얼마든지 주리라." 하니라. 그 후에 박모가 찾아가자 "내가 산신(山神)이 되면 산삼(山蔘)은 임의로 하는 줄 알았더니 물건에는 각기 주인이 정하져 있어 불가능(不可能)하도다. 그대에게 대죄(大罪)를 지었노라." 하며 사과하였다 하니 알아두라.』
8. 김형렬은 심법을 받은 후부터 수련을 계속하다가 九월 十九일에 끝마쳤도다. 이 날에 증산성사께서 형렬에게 가라사대 “그만 그칠지어다. 다른 묘법은 때가 이르면 다 열어주리라” 하시니라. 증산성사께서 모든 천지공사에 신명을 모으고 흩어지게 하는 일과 영을 듣는 일에 무리들을 참관케 하고 또 풍우를 짓게도 하시면서 그 참관한 공사의 조항을 일일이 묻고 그 본 바의 확실 여부를 시험하셨도다. 이로써 증산성사께서 자신을 쫓는 무리들에게 공사의 확신을 얻게 하셨도다.
9. 증산성사께서 어느 날 김형렬에게 가라사대 “서양인 이마두(利瑪竇)가 동양에 와서 지상천국을 세우려 하였으되 오랫동안 뿌리를 박은 유교의 폐습으로 쉽사리 개혁할 수 없어 그 뜻을 이루지 못하였도다. 다만 천상과 지하의 경계를 개방하여 제각기의 지역을 굳게 지켜 서로 넘나들지 못하던 신명을 서로 왕래케 하고 그가 사후에 동양의 문명신(文明神)을 거느리고 서양에 가서 문운(文運)을 열었느니라. 이로부터 지하신은 천상의 모든 묘법을 본받아 인세에 그것을 베풀었노라. 서양의 모든 문물은 천국의 모형을 본뜬 것이라.” 이르시고 “그 문명은 물질에 치우쳐서 도리어 인류의 교만을 조장하고 마침내 천리를 흔들고 자연을 정복하려는 데서 모든 죄악을 끊임없이 저질러 신도의 권위를 떨어뜨렸으므로 천도와 인사의 상도가 어겨지고 삼계가 혼란하여 도의 근원이 끊어지게 되니 원시의 모든 신성과 불과 보살이 회집하여 인류와 신명계의 이 겁액을 구천에 하소연하므로 내가 서양(西洋) 대법국(大法國) 천계탑(天啓塔)에 내려와 천하를 대순(大巡)하다가 이 동토(東土)에 그쳐 모악산(母岳山) 금산사(金山寺) 삼층전(三層殿) 미륵금불(彌勒金佛)에 이르러 三十년을 지내다가 최제우(崔濟愚)에게 제세대도(濟世大道)를 계시하였으되 제우가 능히 유교의 전헌을 넘어 대도의 참 뜻을 밝히지 못하므로 갑자년(甲子年)에 드디어 천명과 신교(神敎)를 거두고 신미년(辛未年)에 강세하였노라”고 말씀하셨도다.
10. 증산성사께서 교운을 펼치신 후 때때로 자기를 쫓는 종도들에게 옛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시리라. 그 사람들 중에서 강태공(姜太公). 석가모니(釋加牟尼). 관운장(關雲長) 이마두(利瑪竇)가 끼었도다.
11. 이치안(李治安)이 증산성사의 예지에 감탄하여 성사를 쫓게 되었도다. 전주부중에 들어가시다가 어떤 사람이 황급하게 가는 것을 보고 그에게 “집으로 곧 돌아가라”고 이르시니라. 그가 이상히 여겨 까닭을 묻는 도다. 증산성사께서 “그대가 지금 혼사로 중매인을 찾아가나 그가 그대의 집에서 기다리고 있느니라. 그리고 오늘 중매인을 만나서 결정하지 않으면 그 일은 허사가 되리라.” 하시니라. 그 사람이 매우 경탄하여 일러주신 대로 가던 길을 멈추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니 과연 중매인이 와서 기다리고 있었도다. 그 후 그 사람은 감복하여 증산성사를 찾아뵈오니 이 사람이 바로 이치안이니라.
12. 김병욱은 계묘년(癸卯年1903년) 四월부터 남원(南原)의 세금을 거두는 관직에 있게 되었도다. 이 때에 박영효(朴泳孝)가 일본(日本)에 망명하여 혁명을 도모하고 병욱이 또 그에 연루하였도다. 관은 그 당원을 체포하기로 정하고 八월에 포교가 서울로부터 남원으로 내려와서 병욱을 찾았도다. 전주 군수 권직상이 병욱의 거처를 알기 위해 포교를 전주에서 남원으로 내려와서 병욱을 찾았도다. 전주 군수 권직상이 병욱의 거처를 알기 위해 포교를 전주에서 남원으로 보냈도다. 그 전날 미리 증산성사께서 남원에 가셔서 병욱을 숙소의 문 바깥에 불러내시고 그로 하여금 수합한 세금을 숙소 주인에게 보관시키고 가죽신 대신에 짚신을 신게 하고 밭둑과 언덕을 걸으시니 병욱은 묵묵히 뒤만 따랐도다. 한 주막에서 점심을 끝내시고 다시 걸어가시다가 그의 선산 밑에 이르니 때는 이미 저물었도다. 그제서야 증산께서 그를 돌아보시고 묘소를 물으시니 “와우형(臥牛形)입니다”고 여쭈는지라. 말씀하시되 “그러면 소 우는 소리를 들어야 참이 되리라” 하시고 그 자리에 앉아 기다리시니 산 아래서 소 우는 소리가 나는도다. 병욱이 소의 울음소리를 아뢰이니 증산성사께서 “먼 데서 들리면 소용이 없나니라” 하시고 한참 있으니 이상하게도 한 사람이 소를 몰고 묘 앞으로 지나가는데 소가 크게 우는도다. 증산성사께서 가라사대“혈음(穴蔭)이 이미 동하였도다” 하시고 자리를 떠서 그 산소의 재실로 내려가 이곳에서 그날 밤을 새우시니라. 이튿날 증산성사께서 묘지기를 남원에 보내어 형세를 알아보게 하셨도다. 그는 남원에 갔다 와서 서울 포교가 병욱을 수색함을 아뢰이니 이 때 비로소 병욱이 깨닫고 크게 두려워하여 몸 둘 곳을 모르도다. 증산성사께서 다시 묘지기에게 여자가 타는 가마를 마련케 하고 병욱을 거기에 태우고 전주 상관(上關) 좁은 목에 이르러 병욱으로 하여금 먼저 서원규의 집에 가서 정세를 자세히 살피게 하시니라. 그는 먼저 원규의 집에 들어서니 원규가 몹시 놀라면서 “그대가 어떻게 사지를 벗어났으며 또 어떻게 하려고 이런 위지에 들어섰느냐. 너무나 급한 화이기에 미쳐 연락할 새가 없었노라. 여러 친구와 그대의 가족들이 근심 걱정하는 중이니라”고 말하는 도다. 병욱은 포교들이 전주를 떠나 남원으로 향하고 증산성사와 자기가 남원을 벗어나온 때가 겨우 한나절 사이 밖에 되지 않는 것을 원규로부터 듣고 증산성사께서 천심이심에 탄복하여 마지 아니하는도다. 포교는 남원에 이르러 병욱을 수색하다가 찾지 못하고 전주에 되돌아와서 군수 권직상을 조르고 각처에 게시하거나 훈령을 내려 병욱을 잡아들이게 하는 중이었도다.
13. 병욱은 서원규의 약국이 서천교(西川橋) 네 거리의 번화한 곳임을 몹시 걱정 근심하였으되 증산성사께서 나중에 찾아오셔서 병욱에게 근심 말라고 이르시니라. 증산께서 병욱을 데리시고 왕래하시면서 거리에서 병욱의 이름을 높이 부르시니 그는 더욱 당황하여 모골이 송연한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고 여러 사람을 이곳저곳에서 만났으되 그를 알아보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도다.
14. 그 후에 증산성사께서 병욱을 장흥해의 집으로 옮기고 그 곳에 석 달 동안 머물게 하셨도다. 석 달이 지나서 증산성사께서 병욱에게 마음을 놓으라고 이르시니라. 일로전운(日露戰雲)이 급박하여 일병이 국토를 통과하고 국금을 해제한 때가 되니 박영효에 대한 조정의 혐의도 풀렸도다.
15. 이 해 계묘년 七월에 동학당원들이 원평에 모였도다. 김형렬이 증산성사를 뵈옵고자 이곳을 지나다가 동학당이 모여 있는 것을 보고 증산성사를 찾아뵈옵고 그 사실을 아뢰이니 증산성사께서 그 모임의 취지와 행동을 알아오도록 그를 원평으로 보내시니라. 그는 원평에서 그것이 일진회의 모임이고 보국안민을 목적으로 내세우고 대회 장소가 충남(忠南) 강경(江景)임을 탐지하고 증산성사께 되돌아가서 사실을 아뢰었도다. 이 사실을 들으시고 증산성사께서 “그네들로 하여금 앞으로 갑오(甲午)와 같은 약탈의 민폐를 없애고 저희들 각자가 자기의 재산을 쓰게 하리라. 내가 먼저 모범을 지어야 하리라” 말씀하시고 본댁의 살림살이와 약간의 전답을 팔아 그 돈으로 전주부중에 가셔서 지나가는 걸인에게 나누어 주시니라. 이로부터 일진회원들은 약탈하지 않고 자기 재산으로 행동 하니라. 이 일로써 전주 부민들은 증산성사께서 하시는 일을 감복하면서 공경심을 높였도다.
16. 원일이 자기 집에 증산성사를 모시고 聖人(성인)의 도(道)와 웅패의 술(術)을 말씀 들었도다. 그것은 이러하였도다. “제생 의세(濟生醫世)는 성인의 道(도)요. 제민혁세(災民革世)는 웅패(雄覇)의 술이라. 벌써 천하가 웅패가 끼친 괴로움을 받은 지 오래되었도다. 그러므로 이제 내가 상생(相生)의 道(도)로써 화민정세하리라. 너는 이제부터 마음을 바로 잡으라. 대인을 공부하는 자는 항상 호생의 덕을 쌓아야 하느니라. 어찌 억조창생을 죽이고 살기를 바라는 것이 합당하리오.”
◐ 제생의세(濟生醫世); 세상을 고쳐서 인생을 구제한다.
◐ 재민혁세(災民革世); 세상을 혁신 한다고 하면서 백성들에게는 재앙만 준다.
◐ 화민정세(化民靖世); 백성을 교화하여 세상을 다스려 나간다.
17. “이 세상에 학교를 널리 세워 사람을 가르침은 장차 천하를 크게 문명화하여 삼계의 역사에 붙여 신인(神人)의 해원을 풀려는 것이나, 현하의 학교 교육이 배우는 자로 하여금 관리 봉록등 비열한 공리에만 빠지게 하니 그러므로 판 밖에서 성도하게 되었느니라” 하시고 말씀을 마치셨도다.
◐ 무학(無學)은 ‘배우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배움이 없다’는 뜻이다. ‘학(學)’은 과거 세상에서 선현들이 와서 가르쳐 놓은 삶의 지혜이다. 그러나 도(道)는 언제나 발전하고 성장해 가므로, 무학(無學)에 내포되어 있는 또 한 가지 뜻은, 과거(過去)의 학(學)에만 얽매인다면 정신은 새로운 것을 열고 발전할 수 없으므로, 과거의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것을 배우라는 것이 정산께서 ‘무학(無學)’이라고 말씀하신 요지(要旨)인 것이다. 즉 정산께서 무학도통(無學道通)이라는 말씀으로 도문소자들을 가르치신 의미는 ‘마음속에 무학(無學)이라야 도(道)를 통(通)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무학도통(無學道通)의 진정한 뜻은 학(學)을 버리라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의 학(學)에 얽매인다면 도(道)를 볼 수 없다는 것이며 배움이 없으면 도통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또한 무학도통(無學道通)이란 증산성사께서 말씀하신 “관리 봉록 등 비열한 공리에만 빠지게” 하는 “현하의 학교 교육”으로 얻은 배움으로는 도통할 수 없으니 이것을 경계하라는 것이다. 속담에 ‘알아야 면장을 한다.’는 말과 같이 알아야 도가 이루어지는 것이고, 알아야 성도(成道)가 되는 것이고, 성도가 되면 도통은 저절로 되는 것이다.
그리고 “판 밖에서 성도(成道)하게 되었느니라” 하신 세 번째 뜻은, 성도(成道)란 도(道)가 이루어졌다는 뜻이다. 도(道)가 이루어졌다는 것은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는데 직업이 없으면 무위도식(無爲徒食)하게 되는 것이니, [교법] 1장 61절에서 “글도 일도 않는 자는 사농공상(士農工商)에 벗어난 자이니 쓸 데가 없느니라”고 증산성사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후천오만년은 사농공상을 하는 자들에 의해 이루어질 것인데, 이것이 이루어지면 성도(成道)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농공상을 가지지 않으면 후천오만년 선경 세상을 이루는 증산성사의 공사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이며, 앞으로 오는 세상은 불로장생의 선경세상을 이루는 새로운 사농공상(士農工商)이 세상의 관념 밖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것이 이루어지면 신(神)과 인간이 바라던 이상세계(理想世界)가 건설되니 이로써 해원(解寃)이 되는 것이다.
18. 그 후 광찬(光贊)과 형렬(亨烈)이 증산성사와 함께 전주(全州)에 동행하였느니라. 김석(金碩)이란 자가 문하에 입도하게 되었도다. 입도에 앞서 증산성사께서 광찬과 형렬을 좌우에 두고 청수를 앞에 놓고 두 사람에게 태을주(太乙呪)를 스물 한번 읽게 하신 후에 碩(석)으로 하여금 읽게 하셨도다.
19. 김광찬과 신원일이 증산성사를 모시고 계시던 丁未年(정미년1907) 正月(정월) 어느 날 증산성사께서 그들에게 “귀신은 진리에 지극하니 귀신과 함께 천지공사를 판단하노라” 하시면서 벽에 글을 다음과 같이 써 붙이셨도다.
◐ 귀신의 존재에 대하여 이익(李瀷)의 ≪성호사설(星湖僿說)을 보면 귀(鬼)는 음지령(陰之靈)이고, 신(神)은 양지령(陽之靈)이라 하였다. 즉, 생물을 구성하는 본질은 음과 양의 두 기(氣)≫ 라고 하였으며《금오신화(金鰲新話)》에서도 김시습(金時習)은 “귀자(鬼者) 음지령(陰之靈), 신자(神者) 양지령(陽之靈)”이라 하였다. 즉, 그의 귀신관을 요약하면, 천지 우주만상을 음양(陰陽), 양기(兩氣)의 활동으로 보고 이것을 생사의 두 범주로 나누었다. 그러므로 귀신과 함께 천지공사를 판단한다는 말은 귀신은 바로 음양이며 음양은 진리이다. 즉 음양이라야 천지공사가 판단되고 결정되어 지는 것이며 이로써 侍天主(시천주)는 報恩神(보은신)과 解寃神(해원신)을 모시는 것이 진정한 侍天主(시천주)이다. 이것이 바로 天地父母(천지부모)를 모시는 것이며 음양합덕의 지극한 기운으로 대강을 받을 수가 있다. 아래 그림에서 보면 報恩神(보은신)은 法(법)이므로 주인을 말하는 것이고, 解寃神(해원신)은 師(사)이므로 스승이신 대두목이다.
※ 그리고 慶州(경주)는 지명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우주만물 모두에게 賞(상)을 준다는 뜻이며 龍潭(용담)은 龍沼(용소)로서 彌勒(미륵)이 계신 곳이라는 뜻이다. 全州(전주)도 어떤 지명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전 우주를 표현한 것이며 銅谷(동곡)의 銅(동)은 金(금)+同(동)으로 金神(금신)사명으로 오신 증산성사께서 대 스승이며 대두목으로 같다는 뜻이다. 谷(곡)은 골짜기 곡으로 女陰(여음)의 (谷곡)이다. 이 말은 노자 도덕경 6 장 谷神不死 是謂玄牝(곡신불사 시위현빈) 에도 나온다. 즉 谷(곡)자는 유방 두개 아래 가리쟁이가 있고 그 가운데 입(口구) 가 있는 글자이며 그래서 이는 생명의 탄생을 말하고 그래서 생명의 신 은 죽지 않는다는 말이 谷神不死(곡신불사)이며 '곡신불사(谷神不死)'의 뜻은 '신이 죽지 않는 계곡'을 말한다. 신이 죽지 않는 계곡이 뭐냐? 바로 神人(신인)합일이다. 이것을 가리켜 銅谷(동곡)이라 한 것이고, 그리고 銅谷(동곡)은 태을주를 의미 한다. 銅(동)은 가을이란 뜻이고 가을은 큰 새의 노래라는 뜻으로 태을이다. 谷(곡)은 人+人+口이므로 두 사람을 부른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銅谷(동곡)은 태을주를 말하는 것이고 태을주를 불러야만 不老不死(불로불사)하며 해원 할 수 있다. 그래서 銅谷(동곡)은 불사약이며 의통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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