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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술년 개 이야기

고도인 2006. 2. 23. 19:46
병술년 개 이야기 | 동물 이야기  


2006년은 병술년 개띠 해다.

개는 고대사회부터 인간들에 의하여 길러졌으며 줄곧 사람들 곁에서 살아왔던 동물이다.

그러다 보니 개는 인간에게 충직한 동물로 많은 이야기들을 남겼다 그 대표적인 이야기들이  들불을 꺼서 주인을 구한 개, 주인의 죽음을 예견하는 개, 억울한 주음을 당한 주인의 원수를 갚는 개, 죽어서 명당을 찾아 주는 개 이야기 등이 있으며 여기서 개는 충성스럽고 똑똑하며 영리한 동물로 나타난다. 또 10년을 키우면 둔갑하는 동물로 견불십년이란 말이 생기기도 하듯이 개를 오래 키우면 사람의 정령을 받아 구렁이로 둔갑할 수 있다는 것과 며느리의 입방정 때문에 변을 당하는 이야기 등은 개의 영악함을 나타내는 이야기다. 

개는 12지신중 11번째 있는 동물로 개와 관련된 민간풍속으로는 정월 첫 상술일上戌日 과 정월 보름의 개보름쇠기, 그리고 유월 삼복날을 들 수가 있다.  먼저 정월 첫 술일을 개날이라고 하는데 이 날 일을 하게 되면 개가 텃밭에 해를 끼친다고 하여 일을 하지 않으며 이날 풀을 쑤면 개가 먹은 것을 토한다고 하여 금기시하였으나 제주도에서는 개날에 메주를 쑤기도 하였다. 그리고 해녀들은 개날에 도구들을 손질하면 해산물을 많이 딴다고 여겼다.

그리고 정월보름에는 개에게 먹이를 주지 않는  ‘개보름쇠기’가 있다. 이 날 개에게 먹이를 주면 개가 살이 찌지 않고 집안에 파리가 들끓는다고 하였다. 이것은 보름날에 개에게 밥을 주면 개가 달의 정기를 빼앗아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런 속신은 달과 개가 상극이라는 속신에서 비롯되었는데 달의 월식은 개가 달을 먹어버리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생각하여 월견상극月犬相剋 이란 말이 생겨났다. 즉 달은 음기의 상징이므로 보름달을 부녀자들이 달의 정기를 받아들여야 자손이 번성하고 집안이 잘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유월 복날에 먹는 대표적인 음식인 보신탕이다. 이를 충청도에서는 ‘복다림’이라고 하였으며 ‘복날 개패듯이 한다.’는 속담도 생기게 되었다. 복이라는 한자에서 보듯이 사람 옆에 개가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는데 운명적으로 사람은 개와 함께 생활하며 경우에 따라서 개를 보신용으로 먹어 왔던 것을 알 수가 있다.

개띠 생은 천예성이라고 한다. 즉 기예가 뛰어난 사람들이 많고 마음이 착하고 부지런하여 재물운이 좋다고 한다. 아울러 청렴하고 정직하지만 색욕이 강하며 호언장담을 잘하고 가정에 충실한 면이 부족하다고 한다.

호랑이띠와 말띠와 토끼띠는 궁합도 잘 맞아 부부나 동업자로 좋다고 한다. 그러나 용띠와는 상극관계가 있어 무슨 일을 함께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꿈에 개가 나타나면 법관, 경찰관, 탐정가, 신문기자 등을 의미하지만 동시에 전염병이나 방해물을 상징하기 때문에 이중적인 의미를 나타내기도 한다. 

병술년丙戌年 새해는 결코 순탄치 못한 한 해가 될 것 같은 느낌이다. 병은 뜨거운 유월의 태양이다. 술은 농사를 다 끝마친 가을의 흙이다. 농사를 끝내고 다음해의 농사를 위하여 쉬어야 하는 땅에 유월의 뜨거운 태양이 사정없이 비치니 그 흙은 메마르고 황폐해져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흙먼지를 일으킬 것이다. 즉 병술년 한 해는 국가적으로 결코 순탄하지만 않는 시끄러운 한해가 될 것이라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개가 지켜야 할 오륜이라는 것이 전해지고 있다.

첫째 견주불패는 주인을 보고 짖지 않는다. (君臣有義)

둘째 책효기우 새끼는 어미를 깨물지 않는다. (父子有親)

셋째 유신이잉 새끼를 가졌을 때 부부가 겸양한다. (夫婦有別)

넷째 소구적대 작은 것이 큰 개를 해치지 않는다. (長幼有序)

다섯째 일폐군운 한 개가 짖으면 다른 모든 개들도 호응하여 짖는다.(朋友有信)

이 내용들을 보면 바로 인간의 삼강오륜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를 군자지국이라고 하였다. 부디 병술년 새해에는 삼강오륜이 다시 살아나는, 인간의 본성을 찾는 그런 한해가 되어 군자지국이란 소리가 부끄럽지 않았음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