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의 절법에 깃든 태극의 정신(제1부)
단군세기에 이르기를 “엄지손가락을 서로 교차하고 오른 손을 위로 얹어 삼륙대례를 행한다.”하였다. 엄지손가락을 교차시킨다 함은 오른쪽엄지손가락은 자를 가리키고 왼쪽 엄지손가락은 해를 가리킴이니 오른 손을 더하여 태극의 형상을 이룬다. 소도경전본훈>
해亥와 자子는 수數로는 각각 6과 1이며, 오행으로는 수水이다. 해자수는 다른 말로 태극이라고 한다.
우주의 본체를 ‘물’이라고 하는 것이며, 또한 태극을 일태극이라고 함으로써 수의 수와 같이 규정하는 것은 태극이 바로 물이며, 물이 또한 태극이라는 결론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역은 달을 감이라고 하며, 또한 북극도 감이라고 하는 것이니 이것들은 모두 우주의 본체를 상징하는 존재인 것이다. 우주변화의 원리>
태극은 우주의 본체이며, 일분일초의 멈춤도 없이 천변만화하는 우주 운동의 본체이다. 이러한 우주의 모습을 예법으로서 표현한 것이 바로 한민족의 절법이다. 고대 한민족의 절법은 세계 어느 민족에게서도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우주철학을 담고 있다.
그렇다면 왜 단군은 손을 태극의 형상으로 해서 절을 했을까? 먼저 절을 하는 대상을 살펴봐야 한다. 절을 드리는 대상은 첫째가 삼신이다. 삼신은 영원한 인간 생명의 뿌리이다. 생명의 뿌리는 삼극의 원리로 보았을 때 태극이다. 나와 너 그리고 우리가 나온 한 뿌리이며 원래 인간의 씨앗이다. 그것이 곧 인간의 태극이다. 인간의 태극은 다른 말로 태일이라고 부른다.
삼신의 후예를 일컬어 환국이라 하였는데 환국은 천제가 거하는 연방국이며, 또 가로되 나반이 죽어서 삼신이 되었다 하니 대개 삼신이라 함은 영구생명의 근원이다. 삼신오제본기>
우리가 절을 할 때 손을 읍한다. 읍하는 동작은 손을 들어 올리는 모습이다. 그 뜻은 우주 만물의 첫째이며 근본인 태극을 우러러 받든다는 의미이다. 그런 다음 무릎을 꿇고 엎드려 머리를 조아린다. 그 의미는 우주의 근원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뜻이다.
그 엎드린 모습은 태아가 뱃속에 있을 때의 모습과 같다. 부모의 품속으로 들어간 모습과 같은 것이다.
좀 더 생각해보면 이 때의 모습은 을乙의 형상이다.
원래 삼신은 천일, 지일, 인일인데, 인일이 천지의 뜻을 성취하는 가장 큰 존재임으로 태일이라 하였은데, 이 태일은 인간의 일태극이라는 뜻에서 태을이 된다. 그 까닭은 태극의 가로지르는 을乙의 모습 때문이다.
또한 이 태일은 동황태일이라고 한다. 삼신의 생명이 환히 드러난 방위가 바로 동쪽인 갑을목甲乙木이다. 삼신은 동방의 광명인 태양 속에 거하며 만물을 소생시킴으로 그 뜻을 취하여 태일을 동황태일이라고 한 것이다. 동황태일과 상통하는 말로서 태황太皇이 있는데 태황은 위나라에서 삼신산인 백두산과 동황태일을 동일시하여 부른 동황태일의 약자라 할 것이다.
드디어 10월 상달에 파상에 이르러 제후와 함께 함양을 평정하고 즉위하여 한왕이 되자 곧 10월 상달을 한 해의 머리로 삼았다.
이것이 비록 진나라의 정삭을 물려받은 것이긴 하나 역시 동황태일을 숭상하여 경배하고 치우천왕을 공경하여 제사를 지낸 것이다 신시본기>
갑甲은 3목木이며 을乙은 8목木이다. 3이 뜻하는 것은 삼신三神이며 8이 뜻하는 것은 팔신八神이다. 다시 말해 삼신이 구체화한 것이 팔신인 것이다.
그러므로 동방의 삼신사상이 구체화한 것이 바로 팔신이며 그 추모행사가 중원에 전해진 것이 바로 팔신제다. 팔신이란 천주, 지주, 병주, 양주, 음주, 월주, 일주, 사시주을 가리킨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있다. 삼신의 후예는 분명 환국이라 했고 이 북방 환국의 정통성은 동방의 배달에 의하여 계승되어졌으므로 북방 감수에 있는 삼신의 정신이 동방에 드러나는 이치와 같다는 것이다. 아울러 사정이 이와 같으므로 환국과 배달은 삼신을 계승한다는 자부심에서 스스로를 광명의 제호로 사용하였다는 것이다. 환, 단, 한은 모두가 천지인의 광명이며, 광명은 삼신이 거하고 계시는 곳이기 때문이다.